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우)는 내가 재수를 마친 바로 그 시점에 오픈베타를 시작했다. 수능도 끝났겠다, 아무 생각 없이 밤새 게임에 몰두할 수 있었다.

첫인상부터 기존 국산 MMORPG와는 확연히 달랐다. 각 퀘스트마다 디테일한 스토리가 담겨 있었고, 관련된 몬스터와 아이템도 스토리에 맞춰 세심하게 구성되어 있었다. 덕분에 게임에 더욱 깊이 몰입할 수 있었다.

와우를 하면서 새로운 재미와 감동을 느낀 순간이 많았다. 처음 탈것을 탔을 때의 짜릿함, 처음으로 분쟁 지역에 발을 들였을 때의 긴장감, 그리고 대형 연속 퀘스트의 엔딩 연출을 보며 가슴이 떨렸던 기억.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인스턴스 던전이었다. 파티원들과 함께 3~4시간을 고생하며 보스를 공략하던 그 경험은, 이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다시 겪기 어려운 특별한 순간이었다.